장응복의 레지던스2

장소를 만들어 가는 뜻 그림 무늬

보안여관은 1942년에 근대 역사 속 서울 도심에 자리 잡고, 예술인과 문인들이 기거하며 한국 근대 문화의 시간을 축적해 온 중요한 문화적 거점이다. 2015년 장응복은 보안여관 구관에서<장응복 레지던스="">를 전시하였다.

경복궁의 영추문(延秋門)이 내다보이는 보안여관의 신축 건물이 2017년에 들어서고, 지난 일 년 구관과 신관을 연결하는 다리처럼 근대와 현대, 그리고 조선의 시간을 넘나드는 다양한 작업들과 더불어 국내외 작가들과의 교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. 2018년 장응복은 역사와 문화의 가치를 전달하는 이 공간에서 이제 ‘장응복의 레지던스2’를 보안스테이(Boanstay) room 41, 34번 방과 4층 공용공간에서 생활 밀착형 전시를 하고 보안여관 신관 1층 팝업스토어를 진행한다.

전시: Boanstay room 41, 4층 공용공간, room 34 팝업스토어: 33마켓(보안여관 신관1층)

도심의 차경

조선 후기 백자호의 유려한 선을 모티브로 하여 순수하고 풍만한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무늬 디자인에 중점을 두었다. 반복되는 무늬를 통해 그 안의 응축된 힘을 공간에 드러냄으로써 그 안에서 생활하는 우리에게 시각적인 표상의 상징적 의미와 기운을 전한다. 동서남북 서울 도심의 풍경이 내다보이는 이 공간의 이야기가 하루하루 쌓여 장소를 만들어 간다. 역사와 시간이 만들어내는 장소성은 또 다른 무형의 유물이며,현대인들에게 풍요로운 삶을 일깨우는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다.

섬유, 한지 벽지, 지장과 화문석, 그리고 잇기 방장과 병풍 등 다양한 소재의 동시대적 감각으로 디자인된 가구와 장식들로 소프테리어(Softerior)의 유연하고 유기적인 생활방식을 담아내고 있다. 겹겹이 유연한 소재로 개인 공간을 가변적으로 분리하고, 물 흐르듯 연결하는 설치물들 사이로 창밖에서 일어나는 자연의 변화와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. 우리 선조들이 풍수지리가 수려한 곳에 정자를 지어 가공하지 않은 자연 그 자체를 즐긴 것처럼 주위의 풍광을 보안스테이의 창을 통해 감상하도록 최소한의 장식을 하였다.